하이브, SM 인수 (SM 경영권 분쟁 총정리)
최근 경영권 분쟁이 제대로 났습니다. 바로 SM엔터테인먼트 이야기입니다. 하이브에서 이수만 측 지분을 인수했다는 소식으로 시장이 시끌시끌합니다. 왜 하이브가 SM 지분을 인수했고, SM 경영권 분쟁 내용이 무엇인지 왜 발생했는지 총 정리하여 같이 공유드립니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올해 들어서 44%나 올랐습니다. 지분 싸움은 증시만 이번 싸움은 거대 힘과 힘이 만났습니다. 바로 카카오와 하이브가 붙었습니다.
● 왜 SM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게 됐을까?
SM과 라이크 기획과의 계약에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경영자인 이수만에 그 책임을 물게 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수만의 처조카이면서, 현재 SM 공동대표이사인 이성수 대표가 카카오에게 지분 9%를 매각하게 되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이번 경영권 분쟁을 '조카의 난'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카카오는 종합엔터테인먼트를 만들고자 했고, 유일하게 가지고 있지 않은 기획사를 매입하고자 하는 꿈이 있었기에, 전 세계 아이돌 시장을 잡고 있는 SM의 지분을 매입하는 일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습니다.
※ 참고 (라이크 기획 계약 문제)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라이크 기획 계약을 지적한 것이 발단이 됐습니다. 얼라인이 이 계약이 부당하다면서 지적을 했고, KB도 차라리 합병하라 했는데, SM에서 거절을 했습니다. 지난 주총에서도 이 문제를 다시 지적했고, 그래서 SM은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을 종료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계약이 종료됐다고 해도, SM이 라이크 기획에 2092년까지 음원수익 6%, 2025년까지 매니지먼트 로열티 3%를 지급하는 계약은 남게 됩니다. 이거 때문에 국세청 조사도 받고 200억 규모의 추징금도 받게 됩니다. 이런 문제를 얼라인이 공개를 했고, SM 수장인 이수만 측에 잘못된 계약에 대한 책임을 물게 된 것입니다.
현재 카카오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로 SM지분 9%를 확보해서 2대 주주가 됐습니다. 이수만 측은 이를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최대주주인 이수만 측의 허락 없이 갑자기 이사회를 열어서 이런 결정을 했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고, 특히, 상법상 현재 주주 외에 제삼자에게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할 경우,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 경영상 목적이 있을 때만 지분 취득이 가능하다는 이유를 들어서 카카오의 9% 지분 취득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으로 이사회를 상대로 고소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법정싸움의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그전에 3월 주주총회에서 이수만 측에 라이크 기획과의 계약 문제에 대한 책임을 물어 다른 주주들이 카카오에 경영권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SM지분은 당시 이수만 측 지분 14.8%, 카카오 9%, 국민연금 9%, KB자산운영 5%로 카카오가 국민연금, KB자산운영과 합치면 22%로 이수만 측의 경영권을 충분히 가져올 수 있는 구도였습니다.
원래 이수만 측은 SM지분을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3월 주주총회 때 카카오에게 경영권을 뺏기게 되면 이수만 측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결국 그냥 시장에 내다 팔아야 합니다. 하지만, 경영권도 없는 지분을 판다는 건 그만큼 훨씬 낮은 가격에 팔 수밖에 없게 되죠. 이는 이수만 측이 원하는 그림이 절대 아닙니다.
그래서 이번 2월 10일 이수만 측의 신의 한 수가 나옵니다.
바로 하이브에게 SM지분 14.8%를 경영권 프리미엄 20%를 얹어서 4,300억에 매각하는 결정을 합니다. 그리고 추가로 하이브는 주당 12만 원에 25%를 더 공개매수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소액주주들의 지분도 괜찮은 금액에 사들이겠다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서 전세는 역전이 됐습니다.
이제는 라이크 계약 문제를 최대주주인 하이브에 물을 수 없게 됐고, 카카오 외에 국민연금, KB자산운영은 굳이 카카오의 편을 들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오히려, SM이라는 회사를 어디가 더 잘 키울 수 있는지를 묻는다면, 하이브가 매우 유리합니다. 오히려 아이돌 시장을 더 잘 알고, 전 세계적으로 성공하고 있는 하이브가 SM의 경영을 맡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겠습니다. 현재 상태로는 카카오가 역전된 전세를 인정하고 빠져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이브는 이수만 측 14.8% 지분과 공개매수까지 합쳐 총 1조 1천억을 쓰게 됩니다. 현재 하이브가 쓸 수 있는 현금이 대략 1조 1천 원 정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고 있는데, 한마디로 모든 보유 현금을 SM지분 매입에 배팅했다는 것입니다.
● 왜 하이브가 모든 현금을 쓰면서까지 SM을 인수한 것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디어유' 때문입니다.
디어유는 엄청난 미래가치가 있습니다. 이 기업은 아직 작년기준 매출 490억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가총액 1조 2천억이나 되는 기업이기도 하죠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봤을 때는 엄청 큰 시장이 될 것입니다. 디어유는 아이돌과 팬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입니다. 전 세계 아이돌 팬을 대상으로 음원 외에도, 굿즈나 NFT 등 다양한 파생상품들이 나오게 되는데 이런 관련 상품들을 파는 곳이 디어유 플랫폼입니다. 이 기업의 주인은 SM과 JYP 가 가지고 있고, 하이브와 YG, 네이버는 위버스를, 카카오는 유니버스를 론칭하여 뒤늦게 시작했지만, 만약 카카오가 SM을 인수하게 되면 이 플랫폼 시장을 독점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수만 측이 하이브에 지분을 매각했다고 해서 지분 전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3월 주주총회 결과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과연 국민연금, KB자산운용, 그 외 기타 주주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가 결정되게 되니깐요.
이번 엔터테인먼트 지분 분쟁 이슈를 통해 아이돌 시장이 이렇게나 미래가치가 크고, 또 음원수익 외에 굿즈, NFT 등 팬덤 플랫폼을 통한 파생상품 시장이 얼마나 큰지를 이해하게 됐습니다.
이번 강대 강의 경영권 싸움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3월 주주총회 결과가 매우 궁금하네요.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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